2025 회고

  1. 난 템플릿에 대한 강박이 있었지만, 안 맞는 사람임을 인정하게 됐다. 더 좋은 방법, 정답을 찾으려다가 결국 마무리는 무슨 매번 시작도 못 했다. 회고도 마찬가지였는데, 일단 시작해서 숫자 달고 하나씩 적다 보니 충분히 내용을 담을 수 있었다. (진형민님의 글에서 영감)
    1. 10월 마지막 주부터 주간 회고를 시작했는데, 일주일에 1시간 정도 내서 생각을 정리하고 기록하니 좋다. 민석이와 영찬이랑 일요일 오전에 시간을 내서 회고를 공유하고 있는데, 덕분에 습관이 되었다. 이전에도 많은 고민을 나눴다 보니 솔직하게 나눌 수 있고, 나와는 또 다른 관점에서 들어볼 수 있어 시야가 넓어지는 듯 하다.
  2. 매년 한 해를 한 줄로 요약하여 기억하고 있다. 2025년은 ‘지속 가능한 엔진을 만든 한 해’로 기억할 것 같다. 올해 유독 고민할 일이 많았다. 다행히도 다양한 고민과 발버둥이 더 단단한 나를 만들었다고 생각한다. 루틴을 통해 더 건강한 신체와 심리적 안정을 가질 수 있게 되었고, 한 층 더 높은 회복 탄력성과 여유를 가지게 되었다.
  3. 숫자로 표현할 수 있는 것들은 헬스장 129일. 러닝 73번 560km. 일기 261개. 책 9권.

올해 내가 이룬 것들


  1. 풀코스 마라톤을 완주했다.
    1. 목적은 올해를 기억할 만한 하나의 성취를 해내기 위함이었다. 3월에 신청이었는데, 당시 창업팀은 2번의 피봇 이후에 3번째 아이템을 하는 상태였다. 0 → 1 을 하는 것이 오랜 시간 걸리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그럼에도 실패가 익숙해지고 있었고 올해 어떠한 성취도 하지 못할 수 있겠단 두려움이 급습했다. 10키로 한번 뛰어본 게 전부였지만, 6개월이나 남아서 어떻게든 신청하면 뛸 수 있을거란 생각으로 무작정 신청했다.
    2. 과정을 통해 더 강한 정신력을 갖출 수 있을거라 생각했고, 결과를 통해 갖추고 있음을 증명할 수 있을거라 생각했다.
      인생에서 다른 선택을 할 때 힘들어서 포기하는건지, 안 맞아서 다른 걸 선택하는건지 고민할 때가 있다. 혹시 내 선택이 포기는 아닐까 내 정신력에 대한 의문이 들 때가 있었는데 풀코스를 완주할 수 있다면 이 부분이 일부 해소될 수 있을거라 믿었다. 정작 끝나고 나니, 할만했다는 생각이 들어서 결국 끝없는 자기확신과 의심 사이의 문제라는 결론을 얻었다.
      갖추고 있음을 증명하기 위함은 여러 번의 사업 피봇이 나의 무능력, 끈기의 문제가 아님을 증명하고, 나의 실패로 비춰지는 것을 막고 싶은 마음에서였다. (매드사카나 님의 글에서 영감)
    3. 풀코스 마라톤 후기
  2. 4개월 동안 근손실 크게 없이 10키로 정도 감량했다. 체중이 많이 나가는 상태로 마라톤을 완주하면 관절에 무리가 많이 간다고 하여 5키로 정도 감량하는 것을 목표로 했었다. 꾸준히 운동을 하다 보니, 몸이 좋아지는 것이 눈에 보여 욕심이 생겨 결과적으로 10키로 정도 감량했다. 매일 뛴 것도 효과가 있었겠지만, 확실히 식단 조절을 하니 효과가 좋았다. 체중 감량을 제대로 해본 건 처음이었는데, 마음 먹으면 뭐든 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3. 책을 재미있게 읽게 됐다. 매년 책을 많이 읽겠다고 다짐하면서도, 읽어야 된다는 생각만으로는 습관이 만들어지지 않았다. 올해는 여유가 있을 때 책을 읽기 시작했는데, 내가 하고 있는 고민과 관련 있는 책을 읽으니 정말 의미 있는 조언으로 다가와 큰 도움이 되었다. 세상을 넓게 보고 관점을 바꾸는 데에 모두 정말 큰 도움이 되었고, 특히 10월부턴 지하철에서 독서를 시작하면서 달에 2권은 읽을 수 있게 습관을 만들었다.
    • 올해 읽은 책 리스트
      • 언카피어블
      • 인피니트 게임 - 사이먼 시넥
      • 이토록 뜻밖의 뇌과학
      • 사는게 힘드냐고 니체가 물었다
      • 실패를 통과하는 일 - 박소령
      • 유난한 도전
      • 열한계단 - 채사장
      • 승려와 수수께끼 - 랜디 코미사
      • 제로투원 - 피터틸
  4. 병특을 시작했다. 군대를 가야 한다는 압박이 많은 의사결정에서 내 발목을 계속 잡고 있었다. 심적으로 리프레시가 필요한 시점에 새로운 환경에 놓이게 되어 타이밍이 잘 맞았던 것 같다. 일을 하면서 병역을 해결할 수 있어 복 받았다고 생각한다. 그렇다고 병역을 해결하는 것에만 안주하는 2년을 보내진 않으려고 노력할 것이다. 과정에서 많은 사람들에게 도움을 받아 정말 감사했다.
  5. 그 외
    1. 올해 가족과 시간을 많이 보냈다. 고등학교 때부터 기숙사를 썼어서, 2018년 이후로 집에서 밥을 가장 많이 먹은 해가 아닐까 싶다.
    2. CV를 적으면서 경험을 정리했다. 지금 다니는 회사가 3번째지만, 처음으로 회사에 지원서를 넣고 면접을 봤다.
    3. 한라산을 혼자 등반했다. 관악산은 왕복 2시간이면 충분했는데, 한라산은 왕복 7시간 정도 걸렸다.
    4. 연초에 건이와 고등학교 동기 동창회를 열었다.

올해 내가 쌓은 레슨들


  1. 힘들어도 3번만 하자.
    4번째부터는 이상하게 정말 할만하다는 느낌을 많이 받았다. 오랜만에 달리기를 했을 때도, 아침에 헬스장을 가기 시작했을 때도, 체중 조절을 처음 시작했을 때도 첫 날은 정말 힘들었지만 4번째부터는 할만 했다. 앞으로 어떤 힘든 일을 마주해도 3번은 해볼 것이다.
  2. 정답은 없다. 겁먹지 말고 실행하자.
    전에는 어떤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공식이 존재한다고 생각했다. 지금 택한 것이 정답이 아니면 어떡하지의 불안이 항상 있었고 오답일까봐 다음 결정을 내리기 힘들었다. 결국 실행이나 몰입을 제대로 하지 못하고 주저하게 되는 순간들이 많았다.
    그렇지만 세상의 변수는 너무 많고, 이 모든 걸 한 개인의 입장에서 통제하는 것은 너무 어렵다. 즉, 모든 것은 계획대로 되지 않는다. 정답이 존재할 수도 있지만, 정답을 찾는 것보다 나만의 길을 개척하는 것이 훨씬 성공 확률이 높다고 생각한다. 시행착오를 줄일 수 있게 다른 사람의 레슨을 참고하는 것은 유효하지만, 결국 개개인의 환경과 상황이 다르기 때문에 온전히 적용되긴 어렵다. 불안정성 속에서 나아가는 유일한 길은 내가 실행하고 레슨을 쌓는 것이다. 대부분의 선택은 가역적이라는 사실을 잊지 않는다면, 선택과 실행의 리스크가 크지 않다. 너무 겁먹지 말자.
  3. 통제할 수 있는 것에 집중하되, 위닝 멘탈리티를 잃지 말자.
    내가 할 수 있는 것과 없는 것을 구분해서 볼 수 있어야 한다. 내가 할 수 있었던 것에 대한 회고는 냉정하게 하되, 할 수 없었던 것은 받아들이면 실패도 건강하게 받아들일 수 있다. 덕분에 회복 탄력성이 많이 좋아졌다.
    그렇다고 실패에 익숙해지는 것은 최악이다. 이상을 좇는다는 말은 사색으로의 도피, 즉 좋은 실패를 찾아가는 길일 수 있다. 성과를 내는 것은 강력한 동기부여가 되기에, 선순환 구조를 만들 수 있다. 위닝 멘탈리티는 중요하다.
  4. 똑똑한 사람은 없다. 차이는 실행, 몰입, 전략.
    살면서 정말 천재라고 느낀 사람은 많지 않다. 그럼에도 대단한 사람들이 있는데, 차이를 생각해보면 생각에 그치지 않고 실행하는 것, 같은 시간을 들이더라도 몰입의 유무로 밀도 자체가 다른 것, 레슨을 잘 쌓아서 전략을 유효하게 설정하는 것 순인 것 같다.
  5. 그 외
    1. 난 현실이나 이상 어느 한쪽이 아닌 그 중간을 지향해야 하는 사람임을 알게 됐다.
    2. 어차피 계획대로 되지 않는다는 걸 알게 되면서, 인생 설계에 있어 여유가 생겼다.
    3. 불편함을 마주하면 정반합을 맞추게 되면서 성장할 수 있다.
    4. 나는 문제해결 중독이다.
    5. 지나친 과음은 이제 몸도 안 받아주고, 정신이 통제할 수 없는 영역으로 간다. 책임을 지기 어렵다는 부분에서 최악이다.